현방1.png

최근 교육부는 ‘수습교사제’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에 발표할 ‘교원역량혁신방안’에 수습교사제를 포함하겠다는 것이다. 서이초-호원초 교사 사건에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가 발령 전 수습 기간을 통해 ‘학생 지도, 학부모 민원 대처법’ 등 현장 실무 능력을 쌓은 뒤 교단에 서게 한다는 것이다. ‘교권’ 운운하며 학생 인권을 두드려대더니 결국 본심을 드러냈다. 윤석열 정권은 학교 현장에서 발생하는 온갖 문제의 원인을 ‘교사’들에게서 찾아낸 것이다.

  1. 윤석열 정권 취임 2년, 퇴행과 폭력의 시간

87년 개헌 이후 최저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탄핵 국민 청원 동의가 100만 명(7월 3일 기준)이 넘어 국회 상임위 회부 요건(15만)을 훨씬 넘어섰다. 지난 2년 동안, 세계 언론자유지수는 62위로 추락.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47위로 30계단 떨어졌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지난 2년간 복지·민생 정책은 축소되거나 폐기되었으며, 각종 규제 완화와 친자본·반노동 정책 등이 추진되었다. 역대급 물가 폭등으로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계속 하락하여, ‘불평등과 빈곤의 사회화’가 심화되고 있다. 연금·교육·노동 분야 ‘개혁’을 강조했지만, 노동자 민중에게는 ‘개혁’이 아닌 ‘퇴행’과 ‘폭력’이었다. 그 중 ‘퇴행’이라는 표현이 유독 어울렸던 것은, ‘교육’ 관련 정책이었다.

취임 초기 만 5세 취학연령 하향 조정에서부터, 일제고사 부활, 자사고-특목고 유지로 MB교육으로의 회귀를 연상시키더니, 반대한다던 고교학점제마저 그대로 유지하였고, 취임 초기부터 공공연하게 드러냈던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한 욕망은 서이초 사건을 빌미로 가장 적극적으로 현실화시키고 있다. 여기에는 정권이 교육과 노동을 통제하던 전통적인 방식인 분할 지배와 책임 떠넘기기 방식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현재 공교육의 문제를 획일적 교육 환경, 사교육비 증가 등 경쟁교육과 입시 등이라고 말은 하면서도, 문제의 원인을 모두 교육 주체에게 두고, 서로를 비난하게 하거나 아예 배제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비난’은 교육에 대한 자본주의적, 관료적 통제에서 벗어나려는 교육 주체 모두를 향한 비난이고, 정권이나 자본이 원하는 방향으로 강요된 교육정책이 먹히지 않으면 그 실패의 책임을 다시 교육 주체에게 뒤집어씌워 비난하는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교육 주체에 대한 분리·분할 통제가 가져온 또 다른 효과는 언급되지 않는 학교 내 다양한 주체들은 아예 그 속에 없는 사람으로 취급된다는 것이다. 분리-분할 통제에 위계가 더해지는 순간이다. 이렇듯, 교육주체들을 무능력한 존재로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정권과 자본은 교육 ‘개혁’의 기획과 집행자로 등장하고, 교육 주체로부터 교육정책의 주도권을 앗아간다.

  1. 윤석열 정권의 학교 대전환의 그림 : 2024년 교육부 주요정책 추진 계획

교육부는 2024교육비전에서 “교육개혁으로 사회적 난제 해결”을 목표로 “모두를 위한 맞춤교육”을 제시했다. 우리 사회가 교육(학교)을 대하는 방식의 이중적 태도를 잘 보여준다. 교육(학교)이 정치적 무균실로 기능하길 바라면서도, 교육개혁으로 ‘사회적 난제’ 해결이라는 지극히 정치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교육주체들의 정치활동을 가로막으면서도, 자본과 정권이 바라는 대로, 교육을 체제 유지를 위한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이다.

강화되는 경쟁교육, 공교육 포기, 교육 시장화

일 예로 ‘교육의 과도한 경쟁 완화’라는 사회적 난제에 대한 교육부의 과제를 보자. ‘교권 강화로 교사가 주도하는 교실 혁명을 실현하고, 학교폭력을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학생의 마음 건강을 최우선 지원하고, 미래를 위한 디지털 활용능력 향상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이들이 정말 교육의 과도한 경쟁을 완화해줄까? 아마도 저들의 속내는 모두가 입시경쟁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말일 것이다. ‘디지털 활용능력 향상 지원’과 관련된 내용은, 주체들을 더욱 개별화하고 경쟁을 심화시킬 뿐이며, 이를 명분으로 교육을 민간기업에 개방하고, 모든 정보를 아낌없이 공개하겠다(데이터 개방)는 학교 시장화-서열화 선언이자 공교육 포기와 다름없다.

교육발전특구 계획 속에 제시된 일반고의 모델인 자공고나 중등직업교육 에스오시(S.O.C)* 등 고등학교 관련 정책은 교육을 지역발전과 연관 지어 경쟁시키겠다는 것이다. 지역 간 경쟁을 통해 차등 지원을 기본으로 한 상태에서, 과학고와 자사고 / 자공고 / 일반고로 완전히 서열화된 모델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직업교육은 학생이 아닌 기업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하고, 기업이 원하는 교육을 시킴으로써 학교 교육은 기업에 더욱 종속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노동자의 구조조정이나 불안정노동 확대는 불가피한 것이 될 것이며 이로 인해 교육의 보편성과 공공성은 크게 훼손될 것이다. (심지어, 교육부는 지난 7월 1일 특정 기업, 특정 기관에 종사하는 임직원의 자녀를 특별 전형으로 자공고에 입학을 허용하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확대되는 불안정·위험노동

지난 5월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 시대, 디지털 기반 수업 혁신 지원을 위한 초중등 디지털 인프라 개선계획(안)” 발표하여 학교에 새로운 비정규직 직군 도입할 것을 본격 예고했다. 현재 학교 안의 비정규직 노동자 비율을 더욱 증가할 것이 예상되는데, 지금도 많은 업무들이 이미 외주화되어 있는 상황에서, 학교(교육)는 전문성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과 효율성을 앞세워 보다 디지털 관련 업무는 손쉽게 민간기업에게 넘어가게 될 것이다.

기존의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는 더욱 저임금에 시달리고 불안정한 노동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급식노동자들이 폐암으로 죽어가도 학교 시설이나 환경을 개선하지 않아 노동자 스스로 학교를 떠나게 하고, 그 자리에 용역, 이주노동자를 확대하려 하고 있다.

교사들에게는 수습교사제를 도입, 그나마 안정적인 교사노동의 불안정성을 확대하려 한다. 이는 교원역량혁신 방안에 포함된 교원평가, 교원 자격 체계와 연동될 가능성이 있으며, 수습교사제와 연동되는 교원 자격 체계 변화는 이미 정부가 오래전부터 연구를 추진해 왔다.